다녀왔습니다
본가에 내려갔다가 민방위 훈련도 받고 여러가지 일들도 처리하고 왔습니다. 집에 별로 좋지 못한 일들이 많아서 마음이 무겁네요, 세상 일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고 있지만 이럴 때 마다 장남으로서의 역할과 자신의 능력이 없음에 대한 비애가 자꾸만 밀고 올라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당장 눈앞이 어두울 때는 여러가지로 힘드는군요.

뭐 어쨌거나 전 이번에도 여전히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는 우를 범했습니다. 덕분에 폰카로 몇 장 찍어놓은 것 밖에는 보여드릴게 없군요. 확실히 이런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니 잊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올해도 마당에 장미가 풍성하게 꽃을 피웠네요, 헌데 제가 가장 최근에 심어 둔 수국은 어째 꽃은 보여주지 않고 나무처럼 쑥쑥 자라나기만 하는지 뭣 때문에 꽃을 보여주지 않는지 도통 모르겠군요. ㅡ.ㅡa

처음에 이 집에 들어왔을 때 지대가 다른 주변의 집들보다 높아서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건축 폐기물을 죄다 땅에 묻어 버렸더군요. 그래서 식물이 잘 자라지 않았습니다. 해서 지금 처럼 정원을 만들기 위해 거름도 만들고 나무도 심고... 별별 일들을 다 했죠. 지금은 그럭저럭 잘 자라서 이 아래 쓰레기가 묻혀 있다고는 생각되기 힘들 정도로 바꾸었네요. 제가 잠시 나와 있는 사이에 부모님께서 손을 대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자기들 멋대로 자라나 좀 지저분하게 되었습니다만 지저분하게 자라난 것도 나름 운치 있는지라 이번에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이제 더이상 제 것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좀 그렇네요. 이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이 정원을 제대로 꾸며 줄런지 아니면 몽땅 자기들 취향에 맞춰 버릴란지...


뭐, 아무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새로운 곳에 가면 또 새로운 곳을 꾸며봐야 겠지요. 처음부터 시작하는 맛도 꽤나 즐거우니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by 파파울프 | 2008/05/26 15:39 | 썰!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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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늑대별 at 2008/05/26 17:38
요즘 장미가 한창이더군요. 저희 병원 근처 집집마다 담장 밖으로 장미꽃이 내다보고 있습니다. 파파울프님 집 장미도 참 소담스럽게 보입니다. 개인주택에 산 지 오래라 마당이 있는 집을 보니 새삼 옛날 집이 생각납니다. 아버지의 손길이 오랫동안 닿았던 옛날 집이요...15년 산 집을 떠날 때 참 마음이 힘들었는데...이제 어떻게 변했을 지 몰라도 제 마음 속에는 그 뜰 그대로 있답니다...
Commented by 파파울프 at 2008/05/26 17:45
담장 밖으로 늘어져 있는 장미를 보면 오래된 집의 담장이 나빠 보이지가 않지요 ^^ 사실 요즘 세상에 개인주택은 불편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만 저 개인으로서는 정원 하나만으로도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네요 ^^
Commented by 어릿광대 at 2008/05/26 20:04
폰카 찍은거 치고 이정도면 잘나오신듯 합니다..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5/26 20:37
교는 마당 관리라면 잡초 없애려고 제초제 뿌리거나 모자 하나 달랑 쓰고 뒤란에 달려가서 한참 땀 뻘뻘 흘리면서 잡초 뽑은 것밖에 기억이 안 납니다. (교네 집은 전통 기와집이라 집 빼고도 마당 면적이 조금 넓어서요. 옛날 하인을 부리는 때라면 걱정이 없겠다만요. 그래서 어머니의 회유에 넘어가 잡초들에만 제초제 뿌리는...)

집의 마당 관리는 거의 아버지께서 다 하신다죠. 안 마당 한가운데에 꽃 화분 놓고 (부모님과 큰누나, 형만 간 스페인 여행에서 연꽃까지 들고 오셨다는...) 바깥 마당 연못 근처에는 농작물 심으시고 뒤란 잡초도 혼자서 다 뽑으시고... 집에 자주 안 오는 자식들(뭐 교는 유학, 나머지 3명의 형, 누나들은 직장)은 참 송구스럽다죠.

그래선지 예순이 넘으신 몸인데도 교보다 더 팔팔하셔요. -ㅅ- 이러면 안 되는데.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5/26 20:39
그건 그렇고 민방위 훈련은 아무 탈 없이 잘 받고 오셨나 보군요.
몸 건강히 다녀오셨다니 축하드립니다. :)

(윗 댓글을 올리고 보니 귀환 축하 메세지를 미처 남기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ㅅ-)
Commented by 파파울프 at 2008/05/26 20:49
아니, 민방위 훈련 쯤으로 무슨 귀환 축하까지 받습니까 ^^;;

저도 고향에는 오래된 집이 있는데 그곳에는 뒷 마당 쪽으로 풀이 나서 아예 잔디처럼 바꿔 버렸죠. 제초제를 쓰면 어쩐지 물이 더러워질 것 같아서 말입니다. 독하다는 소문을 들었나봐요 그때 쯤. 어쨌거나 뭐라도 하는 분들은 역시 건강해요 ^^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5/26 20:55
살충제보다 제초제가 자살할 때는 직빵이라고 할 정도로 독성이 상당하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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