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이든 뭐든
요즘 구글 크롬 브라우저 이야기가 IT 관련 쪽으로 많이 나오고 있네요. 하지만 구글 크롬이나 FF나 모두 기능적인 면만이 부각되고 있을 뿐 '보통 사람들'의 사용성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과연 보통 사람들에게 그런 것들이 얼마나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요? IE가 8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는 것은 IT가 편해서가 아니라 단지 OS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불편해지고 그것을 위해 다른 것을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일이 되어 버립니다.

집에 계시는 아버지께 구글 크롬의 혁신성과 FF의 속도와 자율성을 이야기 한들 과연 이해의 범주에나 들어갈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아버지께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당신 아버지의 삶과 생존과 생활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나서 나머지로 FF와 크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이라면 전 당신의 천재성에 찬사를 보내며 천재의 삶이 범인의 삶과 다른 것에 대해 알고 비난하지 않겠습니다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으시겠죠.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크롬이든 FF 든 IE든 아무런 상관없이 그저 브라우저일 뿐이며 중요한 점은 얼마나 웹 서핑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웹페이지들의 문제는 브라우저의 독점성도 아니고 속도도 아니고 액티브 엑스도 아니고 바로 편의성을 생각치 않은 구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 주유 카드 하나를 신청해 볼까 하고 카드사 홈페이지를 돌아 다녔습니다. 참 많은 카드사와 참 많은 카드 상품들이 있더군요. 헌데 여기에 액티브 엑스가 수없이 깔렸습니다. 단순 키보드 보안에서 부터 깔지 않으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그런 것들까지 대충 다섯에서 일곱 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이 깔리더군요.

할 때마다 YES를 눌러줘야 하고 어떤 때에는 웹 브라우저 자체를 닫았다 열기도 합니다. 혹여 다른 창을 열어두고 있었다면 당연히 다 날아가 버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들어가도 도대체 뭘 그렇게 화려하게 하는건지 플레시 화면들이 지 멋대로 움직이고 로딩되지 않은 것을 급한 마음에 눌렀다가 엉뚱한 것을 클릭하기도 합니다. 카드 상품을 확인하는데 마우스 커서 움직이기도 힘듭니다 왜 지 멋대로 창을 늘리고 줄입니까? 젊은 사람이라면 알아서 마우스를 이동해 클릭하겠지만 조금만 나이드신 분들이라면 움직이는 메뉴 따라서 커서 움직이는 것도 일입니다.

여기에 액티브 엑스 대신 자바나 플래시가 들어간들 크게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요? 속에서 뭔가 바뀌기야 하겠지만 여전히 움직이는 창은 불편하고 로딩은 느리고 난잡하게 얽혀진 화면은 눈만 아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 개씩 깔라고 하는 프로그램들이 액티브 엑스 대신 자바등으로 바뀐다고 얼마나 달라질까요. 액티브 엑스가 프로그램을 나눠 깔도록 만든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차라리 홈페이지를 제대로 보실려면 아래 프로그램을 설치하세요 라고 말한 다음 다운 받은 프로그램 하나만 깔면 그 이후에는 별로 골치 아픈일 없는 그런 방식이 더 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바를 쓰고 플래시를 써서 IE 대신 FF나 크롬이나 다른 브라우저를 쓴들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게 그거고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 80%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컴퓨터와 크게 관련없는 보통의 사람들'은 IE 대신 FF등을 사용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죠. 뭐 독점 소송으로 IE를 OS에서 빼버린다면 고민은 하겠지만 IE 대신 FF, 크롬이 자신을 자랑한 들 얼마나 와다을 수 있을까요.

편리하다고요? 자율성이 많다고요?

과연 누구의 편의성이며 누구의 자율성입니까. FF가 자율성이 높고 여기저기 손보기만 하면 강력한 기능을 발휘한다고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깔아서 쓰다보면 여기저기 문제들이 생겨 일을 못하는 불편하고 쓸모없는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 FF 자체에 대한 비하가 아닙니다, 저도 FF를 쓰고 있으니 -

전 생각하기를 문제는 IE냐 FF냐 크롬이냐 등등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사이트들이 액티브 엑스를 도배를 하든 표준을 지키지 않든 그런것도 크게 상관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웹페이지에 접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편리하고 얼마나 단순하게 원하는 업무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조그마한 마우스 커서로 조그마한 로그인 창에 겨우겨우 클릭해 타이핑 하지 않아도 되는,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다가 커서가 가면 쫙 늘어지는 메뉴에 조금만 커서 이동이 느려도 다시 닫겨 버리는 불친절한 인터페이스, 도무지 클릭하는 곳과 그저 광고나 다른 잡다한 내용물의 경계가 어디인지 알 수 없이 화려하기만 한 페이지들...

이런 문제들은 어디 듣보잡 홈페이지들이 아니라 대규모, 유명 홈페이지들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마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것 정도는 알고 있으며 당연히 이러한 설정쯤은 하고 들어온다고 생각하며 제작하는 그런 모양인 것 같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실은 대부분은 그런것은 알지도 못하고 설정은 커녕 윈도우 업뎃조차 하지 않은 사람들이 천지입니다.

제가 이것 저것 많은 브라우저를 돌아가며 쓰는 이유 중에 하나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잘 갖추어진 것이 없기도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해 줄 수 있는 브라우저를 찾아 다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 홈페이지들을 둘러봐도 이렇게 불편한 곳은 드문 것 같아요. 물론 속도 문제, 시각의 문제등이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홈페이지들은 홈페이지 자체를 방송용 C.F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인 것 같습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만 하는...

전 홈페이지를 제작할 실력도 CSS니 HTML이니 JAVA니 하는 것들을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혹은 복잡한지 알수가 없어요. 그러나 그렇게 해서 자원봉사를 하는게 아닌 돈을 받는 분들이니 만큼 그것을 통해 접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마인드를 이해해서 홈페이지를 제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전 우리나라에서 표준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중에 하나가 그런 화려하고 복잡한 전위예술 같은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서 그리 되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만 말입니다.

by 파파울프 | 2008/09/07 16:11 | 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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